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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복지정책
작성일 2014년 4월 29일
ㆍ조회: 2874    
복지부 장애인연금 경증장애인 배제하는 장애연금법
복지부 장애인연금 경증장애인 배제하는 장애연금법



지난 7월 보건복지가족부(복지부)는 ‘중증장애인기초장애연금법’ 제정안(장애연금법)을 입법 예고했다. 장애연금법은 중증장애인의 소득 상실과 장애로 인한 추가비용 부담액을 정부 차원에서 지원하기 위해 제정됐다.

그러나 장애인 관련 단체들은 장애연금법이 지원하는 대상과 지원 액수가 현실성을 고려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반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다음달2일(화) 여의도 국회 앞에서는 대규모 정부 규탄 집회가 열릴 예정이다. 이 집회에는 장애연금법 제정에 반발하는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등의 장애인단체에서 총 1만1천여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이번 집회는 장애인 운동 사상 유례가 없는 대규모 집회로 장애연금법을 비롯한 현 정부가 졸속으로 마련한 장애인 정책에 대한 관련자들의 불만족을 보여준다.

◇대체 지급되는 장애연금, ‘빛 좋은 개살구’

장애연금법이 장애인들의 환영을 못 받는 첫 번째 이유는 기존 장애수당을 대체하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2008 장애인 실태 조사’에 의하면 기존 장애수당은 한 달에 약 10만원으로 장애인이 생계를 꾸려나가기에 현실적으로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조사에 따르면 장애 정도에 따라 경증장애인에게는 15만9천원이 중증 장애인에게는 20만9천원이 추가 지급돼야 한다.

그러나 복지부가 내놓은 장애연금법에 따르면 장애인연금은 기존 장애수당보다 최대 2만원 정도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애초 복지부가 목표로 내세웠던 장애인의 소득 보존 효과를 내기 힘든 것이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정책연구실 은종군 팀장은 “추가 비용에도 못 미치는 이번 장애연금법은 기존 장애수당 제도에서 이름만 바꿨을 뿐”이라며 “장애인에게 뭔가 대단한 일을 해주는 듯한 정부의 기만적인 태도는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장애수당 제도가 폐지되면 지금까지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지급되던 추가 수당도 지급할 근거가 없어져 장애인의 경제생활 기반에 치명타가 가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경증장애인 배제하는 장애연금법

장애연금법의 또 다른 문제는 장애연금법의 지원 대상이 중증장애인에 국한돼 경증장애인을 장애연금 지급대상에서 배제하는 것이다. 복지부가 제정한 장애연금법에서는 중증장애인에게 9만1천원의 기본급여를 제공한다. 더불어 기초생활수급권자에게는 6만원, 차상위계층에게는 5만원을 부가급여로 지급한다. 또 신설된 차차상위계층에게는 부가급여는 제외하고 기본급여만 지급한다.

이처럼 장애연금은 현행 장애수당 제도와 비교해 그 액수는 약 2만원이 늘었지만 오히려 그 대상은 줄어들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현행 장애수당 제도는 경·중증장애인 모두를 대상으로 기초생활수급권자에게는 13만원을 차상위계층에겐 12만원을 지급해 장애연금법보다 지원을 받는 장애인의 수가 더 많다.
민주당 박은수 의원은 “전체 장애인의 20%인 47만명이 장애수당을 받고 있는데 장애연금법이 시행되면 전체 장애인의 13.7%인 32만명이 연금을 받는다”며 “장애인 연금은 공적 연금의 보편성과 최저소득 보장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복지부 장애인자립기반과 서민수 사무관은 “장애연금법은 중증장애인 중 차차상위계층까지 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해 연금 지급 대상이 늘어났다”며 “실제로 생활 보장서비스 혜택을 받을 대상이 늘어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삼천포로 빠진 복지부 예산

내년 장애인 관련 예산은 장애연금 제도의 실시로 전년도 7,299억원보다 최소 3,240억원이 증액돼  약 1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실제 책정된 금액은 8,817억원으로 전년보다 1,518억원 증가됐을 뿐이다. 때문에 장애인단체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허인환 사무총장은 “현 정부가 장애인 정책에 최소 1조원 이상의 예산을 확보하겠다는 공약은 허울에 불과했다”며 “중증장애인에게 실질적인 경제적 지원을 하지 못하는 장애연금법을 만들고 오히려 장애인 LPG 차량 지원과 같은 장애인에게 실제 도움이 되는 지원을 삭감하는 복지부의 정책에는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복지부의 내년 예산안을 분석하면 장애연금 제도의 시행으로 중증장애인의 장애 수당의 폐지로 1,158억원, LPG 차량 지원금의 폐지로 1,105억원이 절감된다. 또 기초생활수급장애인에게 제공됐던 기본급여액이 기초생활보장제도로 대체되면서 775억원이 절감돼 총 3,038억원의 예산이 확보된다. 이 예산은 고스란히 3,240억원이 필요한 장애연금 제도를 위해 쓰인다. 즉, 장애연금 제도를 운용하기 위해 기존 장애인 보조금액을 줄인 것이다.

이와 관련해 장애인 단체들은 복지부에 실질적 대책을 마련하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전라북도지체장애인협회 황병현 사무처장은 “실제 얼마 증액되지도 않은 예산을 예년보다 증액됐다고 과장하는 복지부의 정책은 내년 선거를 앞둔 간판식 정책에 불과하다”며 “복지부는 장애인들에게 실질적 도움을 주는 장애인 자립 기반 확립에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복지부가 최소생계비의 11%에도 못 미치는 장애연금 제도를 것으로 마치 장애인에 대한 전반적인 지원책인냥 둔갑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또 김수철 정책연구원은 “장애인연금법 도입의 취지에는 찬성한다”며 “실질적인 소득 보존책이 될 수 있도록 장애인 단체들이 요구하는 연금액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장애인 연금액을 책정해야 할 것”이라며 복지부의 각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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